어린왕자의 모자와 BIM

디지털 건설산업의 첨병, BIM시대가 본격 도래하고 있다.

그 신호탄은 대통령실 경호처의 경호교육원 턴키사업으로서 발주기관과 조달청은 이 프로젝트의 기본·실시 설계단계부터 BIM을 적용토록 했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새 정부 출범의 핵심인 청와대가 BIM 채택에 적극적이었다는 발주 배경이 알려지면서 BIM에 대한 관심을 증대시켰다.

공공부문에 BIM을 첫 적용한 이번 프로젝트는 BIM이 더 이상 ‘뜬구름 잡는 식’의 얘기나 먼 이웃 나라에서만의 주창이 아닌 극복할 현안임을 말해주고 있다.

BIM시대를 알리는 이번 프로젝트 발주로 인해 건설업의 이해 주체인 발주자와 설계-건설 등 건설생산 전 과정에 몸담고 있는 당사자들이 일대 고민에 빠졌다.

그동안 BIM은 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왕자>에 나오는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의 모자그림과도 같이 건설 이해주체별 인식과 실체 접근이 제각각이었다.

발주기관(건축주)과 설계, 시공 등 건설당사자에게 ‘어린왕자의 모자’를 제대로 알릴 수 있는 여행을 이번 BIM의 연재를 통해 시작하고자 한다.

BIM의 실체를 찾아서

도래하는 BIM시대에 건설업 이해 주체, 구체적으로 발주자(건축주)와 디자인 전문가(건축가, 구조, 설비, 토목 기술자), 시공 전문가 (건설사, 협력업체, 자재업체)들의 최대 관심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고 고민해야 하는지’에 있다.

BIM이 건설사업의 많은 측면을 변화시킬 혁신적인 패러다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특히 발주자 입장에서 BIM의 적용은 그들이 원하는 바를 성취할 수 있는 기술로 인식되고 있다. 건물의 생애주기 측면에서 유지관리에 대한 비용은 나머지 단계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비용이 소용되는 상황에서 효과적인 유지관리를 위해 실제건물과 동일한 가상건물이 건축주에게 제공된다는 사실은 얼마나 매력적이겠는가.

사실 BIM적용을 통한 최대 수혜자는 건축주라 할 수 있다.

서비스 산업으로서 건설산업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건축주를 설득해 왔다. 이제 BIM은 건축주를 매료시킬 패러다임으로 디자인 전문가 조직과 시공 전문가 조직이 수용해야 하는 기술인 것이다. 즉 BIM을 통해 건물의 품질향상, 신속한 조달, 비용절감 등 구체적인 목적이 달성됨으로써 건설산업 관계자 모두에게 이익을 주는 혁신적인 패러다임이라는 것을 받아들여야 되는 것이다. 이제 건설산업은 BIM을 통해 BFC(Better, Faster, Cheaper)가 달성된다는 사실에 눈을 크게 뜨고 있다.

-품질향상(Better) = BIM기반 프로세스는 설계단계 초기부터 참여자들의 긴밀한 관여를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참여는 건물에 대한 정보를 풍부하게 함으로써 현재 프로세스의 중후반 단계에서 실행되는 각종 분석 및 시뮬레이션을 초기부터 가능케 한다. 그 결과는 건물의 용도 및 특성에 적합한 최적의 건축물을 가능케 하여 품질이 향상된다.

-신속한 조달(Faster) = 빈번한 도면오류, 타 분야간의 간섭 발생, 건설공정에 대한 이해 부족, 효율적인 협업시스템 부재, 자재 제작 및 조달계획 미흡 등은 현재 건물의 조달을 저해하는 요인들로 분석되고 있다. 이러한 요인들은 BIM기술의 적용을 통해 해결되고 있으며 이는 시공 일정의 단축을 가능케 함으로써 신속한 조달이 가능해진다.

-비용절감 (Cheaper) = BIM모델은 초기단계부터 의사결정 도구로 사용함으로써 프로젝트 팀의 협업을 매우 효율적으로 가능하게 하며, 건물이 지어지기 전에 건축주에게 효과적으로 건물을 이해시킴으로써 각종 오해와 잘못된 판단으로부터 비롯되는 건축주의 설계 변경 요구가 감소될 것이고 궁극적으로 유지관리에 실제 건물과 동일한 가상건물을 사용함으로써 이해당사자들은 상당한 비용의 절감을 얻게 된다.

협업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이러한 BIM의 목적 (BFC)은 BIM을 적용하는 참여자들의 긴밀한 협업이 선행되어야 가능한 것이다. 또한 BIM의 적용은 긴밀한 협업의 시스템, 방법, 내용 등을 참여자들에게 제공함으로써 그 목적이 달성된다. 건설산업에서 협업의 실태는 현재까지 수직적이었으며 일방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BIM의 적용은 이러한 협업체계에 대한 인식 변화를 유도하고 있으며 따라서 수평적이며 민주적인 관계에서의 협업시스템 구축이 이루어질 것이다.

BIM 도입의 성공여부는 프로젝트에 관련된 이해 당사자들이 건물의 규모 및 특성에 따라 연계할 협업의 대상, 협업시기, 협업 내용 및 방법 등에 대한 협업 시스템의 성공적인 구축과 실행에 좌우된다. 따라서 건물은 지어지기 전에 성공적인 BIM 기반 협업시스템을 통해 시각화, 시뮬레이션, 분석됨으로써 건물의 품질향상, 신속한 조달, 비용절감 등이 달성되는 것이다. BIM은 우리에게 투명하며, 민주적이며, 실용적인 면을 강조하는 혁신적인 패러다임인 것이다.

BIM에서 무엇을 주고받는가

발주자는 건축프로젝트가 시작되는 곳으로서 적용되는 BIM에 대해 여러 측면에서 중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으며 성공적인 적용을 위해서는 다양한 팀 구성원들의 기술과 경험을 요구한다.

대통령 경호처의 경호연수원 프로젝트는 건축주가 BIM을 도입함으로써 얻어지는 효과를 건설산업계에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고객만족의 가치를 최우선하는 건설사가 긴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산업체 종사자들은 발주자들이 원하는 것을 제공해야 하는 의미와 책임이 있다.

미국 조달청 (GSA) 프로젝트에 BIM 사용에 대한 요구사항을 정리하면 결론적으로 건축주와 사용자들에게 품질이 향상된, 신속하고 비용이 절감된 건물을 제공하는 것을 요구하고 있다. 즉 발주자는 향상된 건물성능, 비용절감 측면, 건물의 유지 관리 측면에서 BIM을 도입하고 적용하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발주자들이 원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 건물 특성에 따른 다양한 분석 등을 통하여 건물의 전체적인 성능을 향상하여 건물의 가치를 증대한다
• 건물에 대한 승인으로부터 완성까지 BIM모델을 사용함으로써 전체적인 일정을 단축한다
• 정밀하며 신뢰할 만한 비용 예측을 가능토록 한다.
• 건물의 유지관리를 최적화한다

BIM은 디자인 조직에도 혁신을 요구한다.

따라서 건축과 구조, 설비, 토목 등에 관여하는 설계·디자인 참여자들은 프로젝트 성격에 적합한 BIM 모델을 구축해야 하며 그 모델을 통해 다음과 같은 사항을 얻을 수 있다.

• BIM이 초기 디자인 단계에서 더욱 극대화된 분야간 통합과 피드백을 지원한다.
• BIM은 기술자들과의 시뮬레이션, 분석들이 더욱 밀접하게 통합하도록 하며 새로운 정보 흐름을 지원한다.
• BIM은 상세도, 시방서 및 비용 산출이 가능토록 지원한다.
• BIM은 디자인 팀과 시공 팀의 효과적인 협업과정을 지원한다.

시공조직도 예외가 아니다.

건설사와 관련 협력사는 디자인 팀으로부터 전달된 BIM 모델을 통해 시공준비 및 시공을 실행하면서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얻게 된다.

• 건축, 구조, 설비 및 토목 분야간 간섭체크를 할 수 있다
• 물량 산출 및 비용 산출이 가능하다
• 건설공정 계획 및 분석을 한다
• 자재업체의 계획된 공장에서 자재제조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
• 건설 과정의 검증, 지도, 추적을 할 수 있다.

디지털건설시대 대세-‘BIM’

한국 건설시장에 BIM은 지난해까지 도입기를 떠나 올해 적용·확산기로 진입하고 있다.

다양하고 복잡해지는 건축물들은 우리에게 진보된 설계기술을 요구하고 있다. 건축주는 품질이 보장되고, 신속하며, 비용이 절감되는 건축물을 우리에게 요구하고 있다. 디자인 조직들보다 앞서 BIM에 대한 효용성을 검증하고 있었던 건설사, 발주처 등은 이제 BIM을 적용하려고 한다.

건설프로젝트의 프로세스에서 BIM의 적용은 디자인 팀과 건설 전문팀 간의 긴밀하며 효율적인 협업체계의 구축을 요구하고 있으며, BIM 기술은 건물이 현실화되기 전에 건물을 시각화 (Visualization), 시뮬레이션 (Simulation), 분석 (Analysis)함으로써 건축주에게 이득을 줄 것이다.

BIM은 발주처의 입장에서 요구하고 싶었던 것이며 이 요구는 디자인 조직과 건설조직의 오랜 관습 및 기술부족으로 거부되어 왔다. 이제 BIM기술은 적용하기에 무리가 없을 정도로 발전되어 왔으며, 지속적인 도입과 적용을 통해 건설산업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도록 진화할 것이다.

IT의 고도화에 맞춰 BIM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할 전망이다.

디지털건설시대에 BIM은 선택의 도구가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무기로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발행일: 2008/04/02]

[본 기사는 일간건설신문/유비쿼터스란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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