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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탐험 - 인사동 어떻게 가꾸어야 하나? - 인사동 이야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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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   2008. 4. 18
도시탐험 - 인사동 어떻게 가꾸어야 하나? - 인사동 이야기 1

 

인사동에 대한 고민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적어도 전통문화거리로서의 명맥을 유지해야 한다는 데에는 공감을 하고 있지만 과연 어떤 방향으로 유지되어야 하느냐 하는 각론에 들어가서는 막상 대답이 궁하게 된다. 서울시는 1999년 12월 건축허가를 제한하고, 이 지역에 대한 도시설계를 수립하기 위하여 현재 용역을 발주한 상태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도시설계용역을 통해서 드러나겠지만 그것이 문서화되고 결정되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그런 차원에서 인사동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 것인지 미리 짚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된다. 사실 인사동이라 불리우는 이곳은 관훈동이 1/2을 넘게 차지하고 있다.

그 다음에 경운동·견지동·인사동의 순으로 인사동이 차지하는 면적은 전체의 1/20정도도 안된다. 인사동 전체 면적은 122,200㎡(36,965평)다. 도시계획적인 사항으론 일반상업 지역으로 지정되어 있지만 용적률이나 용도 등에 있어서는 일반주거지역의 기능밖에 하지 못한다. 그리고 미관지구와 도시설계지구로 지정되어 있으며, 조만간 문화예술진흥법에 의한 문화지구로 지정될 예정이다.

□ 인사동의 역사

오늘날 인사동은 808개소의 점포를 갖고 있으며, 그중 62.6%인 506개소가 소위 문화업종으로 들어차 있다. 그리고 16개소의 역사문화유적이 있다. 그 중 고미술점이 100여개소, 화랑이 90여개소, 표구사가 40여개소, 필방 및 지업사 가 30여개소가 있다. 인사동이 인사동으로서의 모습을 갖춘 지는 그리 오래지 않는다.

조선시대는 경복궁과 창덕궁의 사이에 위치하여 가회동과 더불어 종친들의 사저와 양반들의 거주지였다. 조선시대 말기에 이르러 인사동길변을 따라 필지가 세분되면서 안쪽에 위치한 대형 주거지에 대한 서비스 기능이 자리잡은 것 같다. 이 때 일본인들이 운영하던 골동품상과 헌책방등이 들어서게 되었고, 1960년대에는 표구사와 필방·지업사가 등장하게 된다. 1970년대엔 근대식 화랑이 들어서고, 한정식집 등 음식점들도 한 둘 자리를 잡게 된다. (김혜란/1999/박사학위논문) 서울시에서 최초 인사동에 대해 관심을 갖은 것은 1985년도의 도시설계 작성이다. 그 당시 도입된지 얼마되지 않은 도시설계제도가 인사동문제를 해결해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2년간 건축허가를 제한과 더불어 설계를 하게 된다. 1987년에 완성하게 된다.

종로구로 하여금 도시설계지구를 지정하고, 그 내용에 따라 허가등 도시관리를 하도록 하였으나 규제 일변도의 내용에 대해 지역민들의 강력한 반발을 무마할 수 없었던 종로구는 지구 지정조차 하지 못하고 엉거주춤한 형태로 도시설계를 운영하게 된다. 지구로 지정하지 못했지만 건축을 하고자 할 경우 도시설계 내용에 따르도록 했다. 건축심의를 통해 어느 정도 도시설계 내용을 완화하는 선에서 건축을 유도했다. 그렇게라도 할 수 있었던 것은 도시설계라는 제도가 있었기 때 문이었다.

1990년부터 1999년까지 모두 15건이 허가되어 건축되었거나 건축 중에 있는데 대개 인사동길 서쪽변으로 들어선 5층 건축물들이 그것이다. 이와는 별도로 서울시 문화관광국에선 '88올림픽을 대비하여 인사동을 명물 거리조성사업지로 선정하게 되고, 1988년에 명지대학교(김홍식 교수)에 전통 문화지대 복원을 위한 용역을 발주하여 그 다음해에 결과가 나오지만 이 또한 인센티브 없는 규제 일변도의 계획으로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그 후 1999년5월 규제완화를 전제한 건축법의 개정으로 도시설계지구안의 건축물에 대한 건축심의가 폐지되고, 법적인 근거없는 각종 규제의 폐지지시에 따라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던 도시설계마저 지킬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게 된다. 더구나 IMF로 인한 건축경기의 침체로 건축이 없었다가 IMF가 끝나면서 이곳에서도 건축 경기가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인사동길 동쪽변에 위치한 영빈가든이 건설업자에게 팔리고, 그곳에서 임대로 전통 물품을 판매하던 소위 12가게가 헐릴 지경에 이르게 된다. 도시연대·인사모등 뜻 있는 시민단체등이 주체가 되어 12가게가 살리기 운동이 전개되고, 언론 또한 이곳을 집중 조명하게 된다. 이를 기화로 서울시는 인사동에 대한 계획적 관리를 하겠다고 선언을 하면서 개입 하게 된다. 그러나 종전처럼 규제일변도로는 지역민들을 설득할 수 없다고 보고 규제와 상당한 인센티브(경제적·건축기준 등)를 주겠다는 발상을 하게 된다. 마침 인센티브를 마련할 수 있는 근거로 문화예술진흥법에 의한 문화지구의 지정이 가능하게 되었다. 구체적인 관리수단은 도시설계로 마련하기로 하고 동 도시설계가 작성될때 까지인 2001.12월까지 건축허가를 제한하기로 하였다. 그것이 1999년 12월의 일이다.

□ 오늘날의 인사동 모습

인사동에 큰 영향을 끼친 사건이 1997년도에 추진한 『차 없는 거리』의 지정과 운영이다. 일요일만 차를 통제하고, 각종 이벤트를 펼침으로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데 성공하게 된다. 인사동을 외부에 홍보하고, 인사동에 사람을 끌어 들여 문화체험의 장을 마련하였다는 데에는 상당한 기여를 하였다 그러나 이런 모든 일이 지역상인 전체의 의견을 수렴하여 추진한 것이 아니라 인사동전통문화보존회의 지도부에 의해 일방적으로 추진됨에 따라 다수 의 상인들이 참여하지 아니하는 상태로 진행되게 되었다.

『차 없는 거리』는 긍정적인 면과 함께 부정적인 면도 적지 않게 발생하였다. 본래의 인사동이 갖고 있던 모습 중 많은 부분이 훼손되었을 뿐만 아니라 특단의 조치가 없다면 언젠가 다른 모습으로 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었다는 점이다. 인사동을 찾는 사람중 30대이하의 젊은 층이 절반을 차지한다. 그들의 입맛과 취향에 따라 빵집·24시 편의점·전자오락실·패스트 푸드점·카페 등이 들어오게 된다. 전통 먹거리 공간이 집중적으로 들어서고, 저렴한 가격의 조잡한 제품들이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들어서게 되고, 심지어는 국적불명의 제품들도 인사동 길거리 좌판을 채우게 된다. 사람이 들끓게 되면서부터 임대료가 인상하게 된다. 그 결과 기존의 전통 련 업종들이 인상된 임대료등을 견디지 못하여 인근 가회동이나 다른 지역으로 밀려나고 있다.

1998년도에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의 27.8%는 약간 상승, 20.0%는 급상승하여 이전할 계획이라고 답변하였으며, 16.7%는 급상승 하였지만 당분간은 이전할 계획이 없다고 답변했다.('98.7/도시연대/인사동 걷고싶은 도시만들기 토론회 자료) 아무리 좋은 취지일지라도 어떤 정책을 결정하기 전에 충분하고 면밀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해당지역 이해관계인들의 동의가 전제되어야 하며, 가급적이면 그들 스스로가 문제를 해결하게끔 장을 마련해주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정책이 그러하듯 관주도의 정책결정과 추진으로 후유증이 적지 않게 발생한다는 것은 비단 인사동만의 사례는 아닌 것 같다. 지금의 인사동은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그것이 무엇인지 꼬집어 말하라면 못할 것도 없지만 막상 이것이다 하고 내 놓을 수도 없다. 무엇부터 손을 봐야 할 것인지가 떠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노점상과 국적불명의 제품·지역의 낙후성과 노후화에 대한 점도 지적된다. 그리고 현재의 용도를 어떻게 유지해야하는가 하는 점도 큰 걱정거리다.

공연장이나 전통음식점이 기존의 골동품이나 고서적 등 전통관련 업종을 압도 하게 될 경우 과연 인사동이 제대로 유지될 것인가 하는 점도 우려의 대상이다. 건축물의 외형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현상태로 유지되어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고층화·현대화되는 것이 좋은 것인지? 그도 아니라면 한옥형태로 복원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목소리가 다르다. 인사동 중앙로의 확장 문제와 도시설계 내용등에 대해서도 지역민들은 상당히 궁금해하고 있다.

이러한 모든 문제는 소비자가 결정할 문제이다. 아무리 좋은 제품을 공급한다하더라도 소비자가 외면할 때는 망할 수밖에 없다. 인사동 문제를 그런 차원에서 접근해 보는 것이 어떨까? 인사동을 찾는 사람들이 무엇 때문이 이곳을 찾는지를 이해한다면 답은 단순할지도 모른다. 그들은 볼거리가 많고(39.1%), 미술품을 좋아해서(34.1%), 골동품을 구매하기 위해(16.7%), 찻집이나 한식집이 좋기 때문에(2.9%) 인사동을 들른다고 한다. ('97.도시연대/인사동거리 활성화 방향과 과제에 대한 조사연구).

□ 인사동 도시설계의 방향

일단 인사동을 이대로 두어서는 안된다는 점은 이론이 없다. 2001.12월까지 건축허가의 제한이라는 극약처방을 내릴 수밖에 없음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서울시의 조치에 찬성을 보내고 있음이 그것을 증명한다. 다만 각론을 어떻게 전개할 것인가에는 심각한 고민이 필요하다.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규제위주의 계획은 수립하기가 쉽다. 그러나 해당지역 주민 동 의가 불가능하고, 상당한 저항에 부닥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결국 지난 몇 번의 탁상 계획처럼 그렇게 될 수도 있다. Gave&Take, 즉,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겠다는 것이 이번 계획의 큰 줄기다. 규제에 따른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려 한다.

당장 경제적인 지원의 근거가 되는 문화예술진흥법이 2000.7.1부로 발효되었다. 동법에 의한 문화지구가 지정될 경우 제세공과금의 감면이나 비용의 지원이 가능하다. 건축적인 면에서도 상당한 인센티브를 고려하고 있다. 주차장의 면제나 건폐율의 완화 등을 검토할 것이다. 도시설계를 작성함에 있어 전문가, 이해관계인 등이 여론을 수렴하고 타당성 여부를 검토하여 확정되겠지만 일단 몇 가지 그림을 그리고 있다. 물론 이 원칙은 절대불변의 것은 아니다. 얼마든지 변할 수 있음을 밝혀둔다. 인사동길을 따라 건축물의 높이를 어느 정도 제한 할 것이다. 몇 층이 적당 할 것인지는 논의해봐야겠지만 2000.6 확정한『도심부관리 기본계획 추진방 안』에 따르면 인사동 내부는 5층, 그 외곽은 10층 이하로 제한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음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문제는 이 지역이 상업지역이라는 점이다.

2000.7.1자 시행되는 서울시 도시계획조례에 의하면 도심에서의 일반상업지역 용적률은 600%다. 층수를 5층으로 제한할 경우 용적률면에서 상당히 제약이 된다. 더구나 인근 재개발구역은 20층 이상 건축되어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낄 것이다. 이의 손실을 보상 하는 방법으로 현행 60%인 건폐율을 70%나 80% 범위안에서 완화해주는 방법을 검토하려 한다. 그 경우 1층공간의 일부를 피로티로 만들어 건물과 건물간의 자유로운 통행이 가능하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보행몰이 형성된다면 쇼핑의 재미를 더하게 할 것이다. 건축물의 용도는 엄격하게 제한할 것이다. 적어도 인사동의 모습이 훼손될 용도가 들어설 수 없도록 해야 한다는 데에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는 부분이다.

이를 어떤 방법으로 강제할 수 있을 것인지를 연구해야 한다. 인사동의 재미중에 하나가 골목길 탐방이다. 요리조리 미로처럼 엉켜있는 골목길은 매력적인 관광요소이다. 문제는 그 골목길이 건축을 할 경우 파손된 다는 점이다. 통과도로는 4m이상, 막다른 도로는 그 길이에 따라 6m의 도로 폭을 확폭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골목길 분위기는 사라지게 된다. 이를 감안하여 지난 6.27 개정된 건축법시행령에 한옥 등 전통보전을 위한 지역에 한하여 도로 확폭기준을 적용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였다. 만약 골목길을 확폭하지 않을 경우 건축물마다 확보해야할 주차장을 설치할 수 없게 된다. 앞으로 주차장법에 의한 면제가 가능하게끔 관련 법령의 개정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골목길 정비, 전주의 지중화 사업, 가로시설물의 정비 등 공공시설에 대한 환경개선을 우선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미 인사동길에 대해서는 역사문화 탐방로사업의 일환으로 가로환경개선작업이 집행중에 있다.

금년 10월 전에 완료할 예정이다. 이 모든 계획이 계획으로서만 끝날 문제가 아니다. 인사동에 대해서 각자의 생각과 그림을 그리고 있는 전문가나 단체, 이익집단들이 너무나 많기 때 에 이를 여하히 조정할 수 있을 것인가가 숙제다. 절대 다수가 호응할 수 있는 계획안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종전의 실패한 계획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 다. 세미나·토론회·공청회등을 통한 여론 수렴과정을 거치고자 한다. (2000.8)


* 본 글은 “윤혁경의 건축법해설 홈페이지(http://www.archilaw.org) 나의 이야기 > 도시탐험”에서 발췌된 글로써, 일부 내용은 현재 법령등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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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도시연구정보센터 기획관리부 실장 윤병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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