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지 공사장에서 사고가 일어나면 그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전기 전화 수도 도시가스 등의 공급 중단은 물론 지하철과 지상교통 장애 등 도시문제로 비화할 수 있기 때문에 여간 조심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러한 사고는 대부분이 지하 굴토 공사중이거나 흙막이 공사한 상태에서 발생하는데 건축물 대형화 초고층화 하면서 상대적으로 지하층의 규모도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하 2 - 3층은 보통이고 최근 6-10층 정도의 깊이까지 굴토하는 것은 예사로 한다. 토지가격의 상승에 따른 필요 공간을 지하에서 확보하려 하기 때무이다.

▶ 지하수는 예측을 불허하는 장난꾸러기다?

현장조사를 충분히 하고 적절한 공법을 택하였다 하더라도 지반은 항상 유동적이기 때문에 예측을 불허하게 한다. 지하수는 장난꾸러기 같다. 수압(水壓)에 의해 흙막이 구조물을 가만 두지 않는다. 모래땅일 경우에는 흙막이 판 아래 부분으로 모래를 밀어 올려 마치 물이 끓는 상태와 같이 되는 보일링(Boiling)현상을 가져 온다던지, 연약한 점토의 지반인 경우 흙막이 아랫 부분의 흙이 불룩하게 솟아 오르는 히빙(Heaving)현상, 흙막이 판 중간의 구멍을 통해 뒷면의 토사가 유출되는 현상 등 지하층 공사가 완료될 때 까지는 안심 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천재지변에 의하여 갑자기 폭우가 쏟아진다던가 굴토면까지의 낙차에 의한 흙막이 판의 붕괴현상, 부적절한 흙막의 선정 시공, 굴토과정의 실수 등등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1995년 지하 6층을 굴토한 서울 k구의 모 백화점 공사장이 붕괴되면서 인접 연립주택이 매몰되고 도로와 상하수도가 붕괴되어 그 일대를 완전 마비시킨 사고가 있었다. 그 사고로 공사관계자가 구속되고 복구로 인한 공기의 연장은 물론 복구 공사비의 엄청난 부담을 안게 되었던 것이다. 그 몇 해 전에는 K구에서 너비50m의 도로에 매설한 어스앙카 때문에 공사장의 붕괴와 함께 붕괴되어 이를 임시 복구하는데만도 보름 이상이 걸렸던 사고도 있었다.

▶ 굴토공사의 설계 및 감리의 강화

서울시에서는 굴토 공사에 관한 규정을 강화하여 토목설계와 감리의 경우 전문 기술자로 하여금 수행하게 하고 정기 보고와 수시 보고 제도를 활용 감독을 강화하였다. 그로 인하여 건축법에서도 관계법규정에 의한 전문가의 책임과 권한을 강화하는 조치를 한바 있다.

▶ 시설물의 변화를 체크하는 것이 좋다

대형사고의 예방은 적절한 공법의 선택과 완벽한 시공에 이어 지하층 공사가 마무리되기까지 철저한 점검만이 최선인 것이다. 흙막이 시설에 대한 변화를 매일 체크하고 감시하는 장치를 해두어야 한다. 사람의 육안 관측은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최근 정밀계측기의 발전으로 큰 염려는 할 필요가 없다. 보통 대형공사의 경우 지하공사만 완공되기에도 1 - 2년 이상 걸리므로 그 사이 올 수 있는 변화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건축공사의 사고는 어느 순간에 갑자기 오는 법은 없다. 사전에 사고를 예고하는 징조가 있음에도 사람들이 그것을 미리 알아채지 못하기 때문에 대비를 못하는 것이다.

계측기에 의한 정밀 체크 결과는 지하 구조물의 안전성의 평가와 안전 유지를 위한 시공 절차의 수정 필요성을 즉시에 판단할 수 있으며, 향후 설계변경 가능성의 분석 자료로 삼을 수 있다. 인접지로부터 제기된 진정에 대한 분쟁해결을 위한 정보로도 활용할 수 있으며, 안전하고 경제적인 시공을 하고 정밀한 건축물을 구축할 수 있는 자료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계측기가 주로 하는 일은 토압이나 수압을 체크하고, 인접 건물의 변형을 체크하며, 주변 지반의 변화나 흙막이 시설자체의 경미한 변화도 감지한다. 또한 지하수위의 변동 등을 체크하는데 이 모든 기록은 컴퓨터를 이용하여 자동으로 관리하는데 컴퓨터로 데이타를 분석 작업하여 신뢰도를 높이고 있는 추세로 가고 있음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 발췌 : 윤혁경의 건축법 해설 (http://www.archilaw.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