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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754호] - 병원 리모델링

큰발까락 2007.10.29 11:53 조회 수 : 1707

  병원 리모델링
754
호   2007. 10. 24
병원 리모델링


우리나라 종합병원의 면적은 과거 25년 동안 약 210% 정도의 높은 자연 증가율을 보여 왔다. 이와 같은 높은 면적 증가율에 대응하기 위하여 70-80년대에 건립된 병원들은 다양한 증·개축 과정을 겪어왔으나, 이와 같이 많은 증축을 사전에 예측하지 못하여 기능 재배치와 면적대응에 비합리적인 과정이 반복되었다. 리모델링이 부분적인 문제 해결이 아니라 병원 전체의 기능 회복을 위한 종합적인 작업이라면 낙후된 국내 병원의 경우 대부분 기존시설의 전면적인 재배치가 검토되어져야 할 것이다.

낙후된 국내 종합병원의 리모델링을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중앙진료부와 공급부 등 설비집약적인 부문이 증축되어야 한다. 앞으로 의학기술이 점점 높아져 감에 따라 병원에서 요구되는 설비나 장비도 더욱 복잡해지고 이에 필요한 공간도 더욱 많이 요구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기존병원의 리모델링 시에는 이러한 설비 집약적인 부문의 면적 확장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기존의 병원 증·개축과정에서는 이러한 설비 집약적인 공간의 적극적인 증축보다는 오히려 관리부나 교육연수부 등 비교적 단순한 공간의 확보가 우선시 되었었다

각 부문의 부족한 면적 확보와 부서 재배치를 통한 병원 기능회복은 국내 병원이 갖고 있는 가장 시급한 문제이다. 이러한 문제는 지금까지 진행해 왔던 기존의 증축과 개축 대책이 병원 전체의 기능을 고려한 마스터 플랜에 입각한 것이 아니라, 주로 단편적인 각부서의 문제해결을 중심으로 이루어 진데도 그 원인이 있다. 단편적인 증·개축 대책은 오히려 병원전체의 기능을 혼란스럽게 함으로서 중복 투자를 유발시킬 수 있다. 리모델링 수립 계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부서나 부문이 갖는 국부적인 문제 해결보다는 리모델링 후 병원전체의 기능을 회복시키기 위한 종합적인 관점에서 해결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즉 병원의 전체적인 기능을 고려한 목표계획(장·단기 발전 계획)을 수립하고 이에 따른 단계적인 세부계획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병원건물을 신축하는 경우에는 보통 한꺼번에 많은 비용이 소요되나, 증·개축을 할 경우 건축비가 여러 단계에 걸쳐 분산되어 지출되므로 일시적인 부담은 적다고 볼 수 있다. 제안된 목표계획(장·단기 발전 계획)이 비록 현재의 경제적인 여건으로는 한꺼번에 실현하기 어려울 수 있으나 미래의 합리적인 투자를 위한 기본적인 방향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즉 현재의 비용에만 너무 급급하지 말고 상황을 좀더 거시적으로 보고 계획하여 이중 투자를 줄이고 전체기능의 회복이라는 대전제에서 세부 계획을 실현하여야 한다.

기존 병원이 여러 개의 동으로 구성되어 있을 경우 병원 안의 병원 개념(clinic in the clinic : 병원의 각 진료과가 여러 곳에 분산되어 있지 않고 가급적 한 건물에 집중되어 있어 환자가 이곳 저곳을 옮겨 다니지 않게 하는 방식)을 도입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외과동(외과계 병동, 수술부, 중환자부, 응급부 등을 배치함) 내과동, 외래동 등으로 배치하는 방식으로, 이러한 배치방식은 환자들이 진료를 위하여 이곳 저곳 다니지 않게 할뿐 만 아니라 직원 동선을 단축시키고, 관리 단위를 명확히 해줌으로써 병원 운영에도 유리하다고 판단된다.

병원을 계속 운영하면서 증·개축을 해야 하므로 공사는 단계적으로 진행되어야 하며 각 단계마다 기존건물과 증축부문과의 종합적인 기능 합리성을 필히 고려해야 한다. 리모델링은 증축 → 증축된 공간으로 이전 → 이전된 공간을 개축 (또는 철거후 신축) → 개축 또는 신축된 공간으로 이전 → 이전된 공간을 개축하는 프로쎄스로 진행된다. 먼저 증축을 통해 면적을 확보해놓는 것이 철거를 선행하는 것보다 유리하다. 즉 기존건물을 최대한으로 활용하고 나서 철거하는 것이 공간 이용상 바람직하다고 사료된다.

여러 진료과에서 공동으로 사용하는 중앙진료부나 공급부서를 본관을 중심으로 최대한 집중화시키는 것이 내부 기능상 유리하다. 본관 동은 보통 병원의 가장 중심에 위치하고 있어 환자 동선을 짧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거에 건립된 본관 건물은 대부분 층고가 낮고 증축할 수 있는 범위가 극히 제한되어 있어 이 방법도 쉽지 않다.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본관 옥상부를 수직 증축(옥상은 층고가 자유로울 수 있어 수술부, 주방 등의 부서를 배치할 수 있음)하거나 본관 건물 앞의 지하공간(대부분 본관 앞 지하공간은 개발되어 있지 않음)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국내 사례 병원의 경우 건립 후 6-10년 사이, 16-20년 사이에 가장 많이 면적이 확장되었다. 특히 건립 후 16-20년 시기는 병원 시설 노후화에 따른 설비교체가 요구되는 시점으로 이때를 중심으로 많은 변화가 발생하였다. 병원의 증축 주기는 건립 당시 면적의 여유 정도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초기에 병원 면적을 여유있게 계획하지 않을 경우에는 건립 후 부서의 이전과 내부 변경 등 공사가 더욱 빈번히 발생하게 된다. 이는 전체 공사비를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공사기간을 연장시켜 소음, 진동, 분진 등으로 인하여 환자에게 심리적, 실질적 피해를 줄 수 있다.

증축 방식은 기존 부서에 연결하여 증축하는 방법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판단되나, 사례 병원의 경우 건립 당시 이에 대한 배려가 없어 대부분 제한적인 범위에서만 가능하였다. 이러한 경우 본관 주변에 별동으로 증축하게 되는데, 이와 같은 별동식 증축은 본관에 영향을 주지 않고, 한꺼번에 많은 면적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으나, 부서 이동에 따른 기능 재배치와 내부 변경이 빈번히 발생한다는 문제점을 갖는다. 또한 대부분 국내 병원의 경우 별동 건립을 전제하지 않은 상태에서 본관을 계획하였기 때문에 본관과의 기능적인 연결에 어려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중앙진료부는 특히 이전이 쉽지 않으므로 신축 당시 기존 부서에 연결하여 충분히 증축할 수 있도록 배려해 둘 필요가 있다. 병원의 증·개축 과정에서 병동부, 외래부, 중앙진료부, 공급부, 관리부, 교육연수부, 부대시설 등은 부문의 성격에 따라 면적 확장 방식이 서로 다른 특징을 보여 준다. 앞으로 각 부문의 성격에 맞는 대응 전략을 모색하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국내 사례 병원의 경우 대부분 병상당 10평 정도에서 대증축이 발생하였다. 병원마다 다소 차이는 있겠으나 이는 최소한 우리 나라 종합 병원에서 필요한 한계 면적으로 해석된다.

리모델링 공사진행 방법에는 평면을 몇 개의 영역(Zone)으로 구분하여 영역별로 공사를 진행하는 방법과 층별로 최상층에서 내려오면서 공사를 진행하는 층별 진행방법이 있다. 영역별 공사방법은 공사에 따른 운영 병상수의 축소를 최소화할 수 있어 병원의 수익성 감소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층별 공사방법에 비해 공사기간이 길어질 수 있고 해당부서에 공사에 따른 소음, 분진 등의 직접적인 피해를 차단하기 어렵다는 문제점을 갖는다. 층별 공사진행방법은 영역별 공사방법에 비해 공사기간은 줄일 수 있으나 해당부서를 계속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 다른 곳으로 이전할 수 있는 공간을 미리 확보한 후 진행되어야 한다.

최근 국내병원 리모델링 설계가 잇달아 진행되고 있다. 병원 리모델링은 건축가 개인이 해결안을 제시하는 작업이 아니라 다양한 전문가들이 모여서 해결 가능성을 모색하는 작업이라고 사료된다. 리모델링은 제안된 조건 범위 내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안해야하는 어려운 작업이라 할 수 있다. 리모델링의 경험이 아직 축적되지 않은 국내 현실에서 이와 관련된 건축가 및 전문가들의 적극적인 교류를 기대해 본다.

※ 내용출처 : 양내원 (한양대학교) / 국내 병원건축 리모델링 전략/ 2006 한국의료복지시설학회 국제심포지엄(새로운 의료시설) / 2006-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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