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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엽기적인 '그녀' 이야기

SongA.G 2007.02.27 22:02 조회 수 : 2011

엽기적인 '그녀' 이야기..
 
 
 
 작성자 송기황 (sunbeach)   회원등급 
 번호 902  조회수 22  소스   크게
 
 작성일 2003-10-04 오전 11: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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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형종 연출의 'on air hamlet'을 보고, 잠깐 그저 대학로길을 서성이다가 4호선 지하철을 탔지.

날씨도 서늘하고, 그런 날은 그냥 집에 들어가기가 외롭기도 하고, 우울하기도 해서 홀로 영화 한편 보려는 생각에 사당에서 다시 2호선으로 갈아탔구..

근데, 지하철 문으로 들어서는 순간 극장판 '링'의 그 여자 같은 인상으로 어떤 여자한명이 노약자석에 앉아있는거야.. 가지고 있는 모든 머리는 앞으로 쓸어내린 것 같은 모습으로...

자세히 보니 술이 떡이 되어가지고 정신못차리고 있더라...

 

잠시후 "촤아" 하는 소리와 연거푸 "철푸덩칠푸덩"하는 소리와 함께 그 머리카락 밑으로 무언가를 쏟아내더라구.. 

그여자 아무도 챙겨주는 사람 없고, 난 내 가방속으로 손을 밀어넣어 휴지 봉투를 만지작거릴 뿐이었지..  솔직히 다른 사람 이목이 좀 두려워서 그여자 챙겨주기가 어렵더라고...

 

잠시후, 지하철을 어슬렁 거리는 이상한 남자 하나, 그 여자 옆에 슬며시 앉더라..

그놈 한참동안을 솜솜 뜯어보더니, 그여자 손을 잡고 슬며시 자기 무릎위에 올려놓더라고...

"허! 맹랑하네"

근데, 이놈 자꾸 그 손과 팔꿈치를 만지작만지작 거리고, 그러더라고... 흐흐흐 변태!

그 순간 나는 이미 메가박스가 있는 삼성역을 지나고 있었지..

"그냥 내릴까?" 하는데, 이 변태놈 정도가 좀더 심해지는거야..  같은 칸 안에 사람들이 여럿 있었는데도 아무도 제지를 안하더라구..

 

그날 본 연극에 이런 대사가 나오지....

"남자에게 정의와 신의는 목숨을 버려서라도 지킬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놈 앞으로 갔어...

"그 손 치워!"

내가 얼굴은 좀 곱상해도, 헤어스타일이 깍두기라 약간 쫄았는지 그놈 별다른 반응은 보이지 않더군..

그여자를 막 흔들어 깨우는데, 이건 무슨 침흘리는 시체같지 뭐야..

"이봐요, 집이 어디에요?"

말은 하면 뭐해? 가방안의 지갑을 꺼냈지... 마침 집이 수원이더라고..  우리집과는 반대방향이지만.......

그 이상한놈 그 와중에도 그여자를 계속 만지작거리더라구.

"이여자 내가 집까지 데려다 줄테니까 당신은 가!"라고 말하는데, 이 남자 대뜸 '내가 데려줄꺼야' 라고 하더라고..

할수 없이 내 여권 꺼내서(지갑을 통째로 분실해서 신분증대용으로 가지고 다님) 우리집도 수원이라고 말하고, 그여자 끌고 밖으로 나오는데, 이남자 끝까지 따라 나오더라. 계속 만지작거리며....

마침 모범택시가 하나 보이길래 그리로 타는데, 그사람

"우리집도 수원이야. 내가 데려다줄꺼야" 라며 무슨 먹이놓친 사람같은 표정을 짓길래...

"시끄러!"

택시문을 쾅 닫았지..

본디 사당에서 버스로 갈아탈 생각이었는데, 택시안에서 이여자 갑자기 내 무릎위로 픽 쓰러지더라고.

심장은 벌렁거리고, 오만 생각은 다 떠오르고 (나도 짐승과 동격인 남자인데...).......

"아저씨, 메다 돌리고 그냥 수원으로 가 주세요."

고속도로 공사중이라 길은 왜 이리 밀리는지, 택시비만 4만5천 그저 반방울의 눈물만 찔끔 흘려야 했지.

이여자 정신이 쪼끔 드는 거 같더라...

"속은 괜찮아?"

"응~~~~ 근데, 영만이는 어딨어?"

"영만이가 누군데?"

"친구"

"그런친구 만나지도 마라."

"왜?"

"몰라서 묻니?"

"근데, 너네집 수원아니지?"

"얘좀봐, 나 너보다 나이 많아. 너가 뭐냐?"

"에이 뻥치지마"

그여자 내가 신촌의 어느 술집에서 만났던 남자로 기억하고 있었다.

"나 너보다 다섯살이나 많아"

"아~~ 뻥치지마, 동갑이잖어."

"내 얼굴 똑바로 봐봐... 동갑으로 보이나"

 

그여자 내 얼굴을 자세히 보는 순간 그 때부터 고개를 못들더라고요..ㅋㅋㅋ


 
 
 Q, 섬, 커뮤니티, 프리톡톡 글나르기   
 
    1.  서은영   푸하하하하, 정의의 사자다. 그래도 세상에는 착한 사람들이 더러 있네....    
2003/10/4 13:26 
 
 
 
    2.  송기황   사실 내마음도 좀 싱숭생숭했다는... 어찌보면 두명의 변태중 내가 그나마 쪼금더 안전한 변태였을지 모른다는..... 쩝.    
2003/10/4 13:39 
 
 
 
    3.  권영환   서로 "내가 데려다 줄꺼야!" 하는 대목,, 압권이었으... 옆에서 봤다면, 정말 장관이었을듯... 어떻게 그럴 용기가 생겼지 ㅡㅡa 난 도저히 그렇게 못함..;; 대단...    
2003/10/4 14:00 
 
 
 
    4.  권영환   서...서...설마... 아아앙~ ? ㅡㅡ;;;    
2003/10/4 14:01 
 
 
 
    5.  박상례   하하하 토한 입에다 뽀~ 한번 찐하게 해주시지~~ 오빠의 건강한 비위정도면 충분히 감당할수 있었을 듯 하오만....    
2003/10/7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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