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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연구 평화예술마을 대추리 주민설명회 언론기사

김소장 2007.07.08 08:30 조회 수 : 4003

우연한 기회에 미군기지확장이전과 관련한 평화예술마을 대추리 조성위원회의 설계자문단으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건축의 사회참여와 주민참여설계에 관심이 많았던 차에 설계자문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여 건축,조경,미술 등 각계의 자문단원들과 함께 열띤 토론을 통해 설계안을 만들어가게 되었고, 몇일 전 주민설명회에 까지 이르게 되었고, 주민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설명회에 관한 언론기사를 소개해드립니다.


대추리, 생태마을ㆍ평화예술마을로 거듭날까?

평화예술마을조성위원회, 대추리 주민 설명회 열어  

배혜정 기자   bhj@vop.co.kr


"그럼 이렇게 추진하도록 하겠습니다. 찬성하는 의미에서 힘찬 박수 한번 쳐주세요."

"찬성!", "찬성!"
"아따 빨리 이사가서 살았으면 좋것네."

5일 오후, 송화리 마을회관에 빼곡히 앉아있던 대추리 주민들 속에서 탄성과 박수가 터져나왔다.

대추리 주민들, 무엇이 그렇게 즐거웠을까?

평화예술마을 대추리 재건에 각계층 팔 걷어부쳐

대추리, 생태마을ㆍ평화예술마을로 거듭날까?

평화예술마을조성위원회가 만든 대추리 조성도.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미군기지확장으로 스러져간 '평화예술마을 대추리'를 재건하기 위해 각계층이 팔을 걷어부쳤다.

대추리 주민들은 지난 5월 말부터 평택시와 주민이주단지 조성사업을 협의해왔다. 그러나 평택시에서 가져온 설계안에는 수십년간 공동체를 이루고 살아온 주민들에 대한 배려는 없었다. 성냥갑처럼 획일적이고, 전형적인 '신도시'스러운 설계였다고나 할까. 주민들은 "대추리를 실버타운이나 분당신도시로 만들려는 모양"이라며 불만스러운 목소리를 냈다.

조성사업 협의에 참여하는 대추리 주민 김택균 씨는 "마을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설계를 수정해달라고 요구했고, 평택시에서도 3번의 수정안을 가지고 왔지만 답이 안나오더라"고 말했다.

"마을 자체가 사람이 들어와서 살고 싶게끔 되야 하는데 너무 삭막하고 딱딱하더라."

결국 김씨는 대추리 주민들과 함께 미군기지 확장 반대운동을 해왔던 화가 김성수 씨에게 SOS를 보냈고, 김성수 씨는 곧 건축가 신왕선 세명대 교수와 가수 정태춘 씨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 뒤로 대추리 평화마을 조성위원회가 꾸려지는 건 시간 문제였다. 평택을 넘어 전국적으로 평화와 예술의 상징이 된 대추리가 없어진다는 사실에 안타까워하던 건축가, 문화재운동가, 환경운동가 등이 너도나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신왕선 교수를 팀장으로 한 각계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머리를 맞댄지 2주만에 '평화예술마을 대추리'조성안이 나왔다.

이날은 1차 완성된 조성안을 주민들에게 처음으로 선뵈는 날이었던 것. 신 교수를 비롯해 작업을 함께 한 김란기 한국역사문화정책연구원 원장, 김호경 건축가, 김성수 작가 등 4명이 송화리 임시 거주지를 찾았다.

대추리, 생태마을ㆍ평화예술마을로 거듭날까

대추리, 생태마을ㆍ평화예술마을로 거듭날까?

평화예술마을조성위원회에서 대추리 주민들에게 대추리 마을 조성안에 대한 설명회를 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오후 7시 마을회관 안에 스크린이 설치되고 설명회 준비가 끝나자 저녁식사를 마친 주민들도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주민들은 "빨리 한번 봤으면 좋것네"라며 기대에 가득찬 얼굴로 자리를 잡았다.

신 교수는 "행정구역에 상관없이 대추리는 이미 평화예술 마을로 모두의 마음 속에 새겨져 있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하면 더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인가를 주되게 고민했다"며 "대추리를 자연과 인간이 하나되는 생태마을로 조성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생태마을이란 자연속에 사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넘어서 자연과 하나되어 사는 것을 말한다"며 "평화예술마을이 추구해야할 개념은 생명이 순환하는 새로운 삶의 공동체"라고 정의했다.

신 교수에 따르면 평화예술마을은 평화를 사랑하는 대추리의 정신을 구현하면서도 자연 친화적이고 아름다운 마을, 단지 주민들의 삶터로서만이 아닌 외부인들과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 열린 마을의 컨셉을 가진다.

조성안을 보면 마을에는 주거공간과 텃밭, 그리고 주민 뿐만 아니라 대추리를 기억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대추리 기념관, 전시장, 운동장이 들어선다. 외부오염원을 최소화 하기위해 빗물과 생활하수를 저장할 수 있는 연못도 만들어진다.

주민들은 문화예술공간이 퍽 마음에 드는 듯 "연못이 몇 평이랴", "저기서 운동하면 좋것네", "오메 좋네"라며 조그만 탄성을 질러댔다.

정태화 대추리 전 노인회장은 "얼른 가고 싶어요"라고 소리 질렀고, 송재국 씨도 "기분이 좋네. 얼른 갔으면 좋것네"라고 맞장구쳤다.

그러나 지대의 높낮이 때문에 걱정하는 소리도 들린다.

"저짝은 쑥 들어가고, 저짝은 쑥 높은데 집들이 가려지지 않을까나?"

신종원 이장은 "이런 좋은 마을을 만들려면 주민들께서도 조금씩 양보를 하셔야 한다"며 "획일적으로 똑같이 평을 잡고 똑같은 높이에서 하면 이런 계획이 나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주민들도 "그려 그려. 조금씩 양보들 하면서 가자고"라며 생태마을, 평화예술마을 대추리에 대한 '찬성'의 박수를 터트렸다.

흡족한 얼굴의 방승률 노인회장은 "여기서 사는 거 너무 불안한데 얼른 셋방살이 나가서 저쪽에서 살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추리, 생태마을ㆍ평화예술마을로 거듭날까?

평화예술마을조성위원회가 만들어온 조성도를 진지하게 보고 있는 대추리 주민들.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송화리 임시 거주지로 온 뒤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하고 불안한 마음을 안고 살던 어르신들에게 희망이 생겨 좋다고 말한 신종원 이장은 "정부에서 가져온 조성안이 영 '실버타운'같았는데 평화예술마을은 생동감 있는 마을이 될 것 같아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택균 씨도 "대추리의 평화를 위해 싸웠던 분들이 와서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따뜻한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며 "정부가 이 안을 꼭 승락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고, 신 교수는 "일단 정부가 내온 안이 있으니까 정부 계획을 변경시키는게 쉬운 일은 아닐 것"이라며 "정부가 이 안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성위원회는 수정작업을 거쳐서 최종안이 확정되면 평택시를 상대로 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배혜정 기자 bhj@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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